무재팔자

3 years ago by in Thought

이자헌


 

 

우리가 살고있는 이 세상에는 관상학(觀相學)이라는 학문이 있는데, 그 관상학에 의하면, 人間이란  누구는 부자로 살고 가난하게 살며, 누구는 귀하게 태어나고 천한 팔자(八字)로 태어난다고 한다.

 

팔자(八字)란 사람의 타고난 운수나 분수를 말한다. 즉, 사람이 태어난 년(年), 월(月), 일(日), 시(時)를 간지(干支)로 나타내면 여덟 글자가 되는데, 이를 가지고 그 사람의 운명을 점치던 데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관상은 생김새를 보고 그 사람의 운명이나 재수 따위를 판단하는 행위이다.

 

이 세상에서 부자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인생이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다. 작은 부자는 노력으로 되고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다. 큰 부자는 팔자에 타고 난다는 말인 것이다. 명리학(命理學)의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명리정종(命理正宗)’을 찾아보면, 큰 부자가 되는 팔자는 따로 정해져 있다고 쓰여 져있다.

 

 그 책에 ‘식신(食神)’이란 말이 나오는데, ‘베푸는 기질’을 뜻한다고 한다. 그런 즉, 베푸는 기질이 재물을 낳는다는 말이다. 이런 운명을 타고 난 사람은 손이 크다는 소리를 듣는다.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 퍼주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묘한 것은 무심코 베풀었던 것이 언젠가는 큰 재물이 되어서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이다. 물론 돌아올 때는 몇 배나 이자를 쳐서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부자로 살고 가난하게 사는 것은 이웃과 세상을 위해 얼마나 베풀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것이 인과(因果)이다. 전생에 내가 많이 베풀었으면 이 세상에서 부자로 살고, 적게 베풀었으면 가난하게 사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어쨌든 재물이 인간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전생에 베푼 바가 적으면 재물이 없는 무재팔자(無財八字)로 타고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무재팔자가 돈을 벌려고 지나치게 애를 쓰면 몸에 병이 오거나, 아니면 법의 심판을 받고 처벌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팔자가 무재팔자라는 것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굉장한 수양이 필요한 것이다. 도계(陶溪) 박재완(朴在玩·1903~1992) 선생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역술가(易術家)였다.

 

 도계는 대구에서 태어나 일제치하에 중국으로 건너가 역학의 대가였던 왕보(王甫) 선생을 만났고, 귀국 후에는 금강산에 들어가 영대(靈臺)를 밝게 하는 수련도 했으며 그 후, 1948년부터 사망할 때까지 대전에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사주팔자를 보아 주었다. 1960~1980년대에 걸쳐 한국의 어지간한 정치인, 사업가라면 한 번쯤은 도계선생을 만나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가 사주를 봐 주었던 ‘간명지(看命紙)’들은 지금도 이 분야의 입문자들에게 교과서로 읽히고 있다고 한다. 그럼 다른 사람의 인생을 상담해 주었던 도계 자신의 팔자는 어떠했을까?

 

 그는 스스로 돈이 붙지 않는 ‘무재팔자’였다고 말했다. 도계는 자신의 팔자를 겸허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1970년대 후반, 대전 인근지역이 신도시로 개발될 무렵이었는데…

 

 당연히 여러 사람들이 앞 다퉈 땅을 사들이고 있었으며. 평당 몇 천원에 사 두면 2~3년 있다가 몇 만원이 되는 투자였다.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찾아와 도계를 설득하고 권유했다. “선생님 지금 땅 좀 사 놓으시면 앞으로 땅값이 엄청 뜁니다.” 그러나 도계는 이 권유를 거절하였다.

 

 “나는 무재팔자네. 재물이 없는 무재팔자가 갑자기 큰돈이 생기면 화를 입게 되지! 나에게 돈이 들어오면 제 명에 못 살고 죽어!” 땅을 사 두었던 다른 사람들이 큰돈을 버는 장면을 도계는 조용하게 앉아서 목격하였음은 물론이다.

 

 자신의 빈곤을 운명으로 알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는 쉬운 일이 아니였다.

아마 도계는 자신의 인생에 오묘한 비밀을 알아 담담하게 자신의 전생을 엿보았을 것이다. 도계는 베풀지 않은 사람이 재물에 욕심을 부리면 하늘의 징벌이 내린다는 확연한 이치를 깨달은 도인이 분명한 것 같았다.

 

 ‘운명에 저항하면 끌려가고, 순응하면 업혀간다.’는 세네카의 말이 있다. 나도 한 때는 역리(逆理)로 출세하고 돈을 벌려는 무리수를 둔 적이 한 두 번이나 있었지만  계획대로 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순리(順理)로 하지 않고 역리(무리수)로 일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역리로 무리수를 둔다는 것은 바로 전생에 내가 아무 보시공덕(布施功德)도 없는 무재팔자라는 것의 증거가 아니였던가 한다.

 

 사람은 타인에게 은의(恩義)로 준 것은 은의로 받게 되고, 악의(惡意)로 빼앗은 것은 악의로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편의 진 강 급(進降給) 여하에 따라서는 그 보응(報應)이 몇 만 배 더할 수도 있고, 몇 만 분으로 줄어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주 없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인과라는 것은 혹 상대자가 직접 보복을 아니 할지라도 자연히 돌아오는 죄와 복이 있다. 그러므로 남이 지은 죄와 복을 내가 대신 받아 올 수도 없고, 내가 지은 죄와 복을 남이 대신 받아 갈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은 짓지 아니한 복은 내리지 않고, 사람은 짓지 아니한 죄로 벌을 받지 않을 것이다.

 

 이 하늘의 이치인『불생불멸(不生不滅)의 진리』와『인과응보(因果應報)의 진리』를 확실히 아는 사람은 무재팔자를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정신, 육신, 물질로 보시공덕을 쌓는데 공을 들인다. 우리는 원(願)은 큰 데에 두고, 공(功)은 작은 데에서부터 쌓아야 한다. 그리고 대우에는 괘념(掛念)치 말고 공덕을 쌓는데에만 힘을 쓰면 언젠가는 큰 공과 큰 대우가 돌아오게  될 것이다.

 

 故로 하늘(天主)의 뜻에 역행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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