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청년 문화를 열다 <제주 워킹홀리데이> – 다른 세상을 행하는 사람들, 개벽행자들

3 years ago by in 개벽과 뉴스

* 이 글은 개벽신문 41호(2015년 3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새로운 청년 문화를 열다


 


 <제주 워킹홀리데이>



– 다른 세상을 행하는 사람들,


 


개벽행자들


 


성진경| 본지 편집위원·오마이컴퍼니 대표


 


 


자력갱생 청춘 여행 프로젝트의 시작



저의 첫 제주 여행은 대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쯤의 일입니다. 간판 만드는 작업장에서 성탄절 특근까지 해 가며 여행 경비를 벌어 제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한라산, 성산봉, 산굼부리 등 제주 곳곳을 대중교통과 민박을 이용하며 여행했지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뭐 그런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군대 제대 후에는 현장(용역) 일을 하면서 여행 경비를 벌어 두 달 동안 인도 여행을 떠나기도 했답니다. 제주 여행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지요. 자력갱생 청춘 여행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청년들을 위한 특별한 경험, 함께 일하고 더불어 살기



이번 <제주 워킹홀리데이(‘제주워홀’)>는 청년들에게 제주와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제주의 관광지를 둘러보거나 올레길을 따라 걷는 힐링 프로그램이 아니라, 제주에서 살아보는, 제주에서 일해 보는 특별한 경험 말입니다. 우리는 농촌 봉사활동을 한 것이 아닙니다. 최소 5일 정도를 함께 일하고 생활하는 것이 ‘제주워홀’의 기본 틀거리입니다.



물론 하루 온종일 밭일을 하거나 감귤 선과장에서의 야근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무척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어쩌면 정말 특별한 경험이자 두고두고 무용담으로 써 먹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러한 특별한 경험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던져 줍니다. 우리 사회에는 이보다 더 안 좋은 조건에서 더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최저임금을 받으며 알바를 뛰는 수많은 청년들, 10%를 상회하는 청년 실업률…. 왜 농사일은 선과장 일보다 노동 강도는 높지만, 일당이 적은지, 왜 여자는 남자보다 더 적은 일당을 받는지…. 어쩌면 최저 임금 노동자가 우리의 현실이자 우리의 출발점인지도 모릅니다. 



이주노동자가 된 것 같다고, 현지인들이 우리를 배타적으로 대한다고 느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일하는 동안 우리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이주노동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혹시 이주노동자들을, 사회적 약자를,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배타적으로 대하지 않았는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타인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의 현실에 서 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나면, 나와 다른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입니다.


 


 



 



뜻밖의 성과, 새로운 청년 문화의 탄생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청년공동체의 출현을 목격했습니다. 어쩌면 새로운 청년 문화가 제주 워킹홀리데이에서 시작되었다고 기록될지도 모릅니다. 당근·콜라비 밭에서, 감귤·딸기 묘목 농장에서 그리고 농협 선과장에서 우리들은 건강한 노동을 배웠습니다. 스스로 경비를 마련하여 여행하는 뿌듯함과 함께 사는 즐거움도 맛보았습니다. 또한 우리가 살았던 마을을 위해 마을 홍보영상, 마을 지도, 팟캐스트, 마을 주화 등의 프로젝트를 열정적으로 수행했습니다.



그리하여 제주에서 보낸 14일은 함께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고 할 정도로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쌓기에 충분했습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모였지만, 2주 만에 함께 있어 우리는 너무 행복한 사이가 되었고, 헤어짐이 아쉬워 눈물 흘리는, 그래서 다시 만나자고 다짐하는 그런 공동체가 되어 있었습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을 능히 이겨낼 함께 사는 즐거움을 마침내 터득한 것이지요.


 


제주 워킹홀리데이 참여자들이 다시 제주에 모여 함께 추억과 비전을 나누는 그날을 기약하며, 새로운 청년문화를 열어 가는 청춘들에게 깊은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전합니다. 어설픈 기획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의 열정과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폭삭 속아수다예(정말 수고하셨습니다).” 


 


행복한 청년 공동체, 제주워킹홀리데이여! 영원하라!!


 



 


 


 <제주 워킹홀리데이>란?



지난 1월 19일부터 2월 15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내려온 청년들이 제주 워킹홀리데이(1기, 2기)에 참여했습니다. 각 기수별 20명의 청년들이 2주 동안 월령리 마을에 머물면서, 함께 일하고, 여행하고, 마을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지면을 빌어 월령리 마을 이장님을 비롯한 마을 주민분들, 기꺼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내어주신 농장주 여러분들, 함께 기획하고 준비한 ‘해녀의꿈’, 서귀포귀농귀촌협동조합 그리고 청년들의 제주 생활을 꼼꼼히 챙겨준 <오마이컴퍼니>의 백은선, 황잔듸 프로젝트 매니저에게 특별한 감사의 말 전하고 싶습니다.


 


 


 


 


 


1) 제주 워킹홀리데이
제주 장기여행자들의 여행경비를 농촌의 일자리를 통해 직접 벌수 있도록 연계, 감귤, 딸기, 콜라비 농장 등 농어촌 단기일자리(1-3일) 연계, 평균 노동시간 8시간, 평균 임금 5만원선.


 


 


 



 


 



2) 제주 사람책
제주의 문화, 여행,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 만나는 토크 콘서트, 제주를 찾은 청년들이 제주의 문화와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들의 관심사와 여행과 연관된 주제로 강연자를 초빙하여 프로그램 진행.


 


 



 


 


3) 마을프로젝트 기획



(1) 마을지도 만들기 : 제주올레 14코스에 위치하고 있으며 선인장 자생지로 유명한 제주월령마을. 하지만 관광객들이 마을방문 시 길을 쉽게 찾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발견. 청년들은 마을 초입에 설치할 수 있는  마을지도를 제작하여 관광객들이 월령마을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약도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특별한 지도를 제작 게시함. 1주일간 마을을 탐방하며 약도 제작하고 마을주민 인터뷰를 통해 마을의 유래와 이야기를 담아 냄. 제주 체류 기간 동안 제작을 위한 자료조사와 기초 스케치 완료. 참여자의 재능 기부로 디자인 후반작업 후 마을에 전달 예정(2015.2월 말~3월 초).



 


(2) 영상제작 : 영화 체험 마을 제주 월령의 특성을 활용. 영상 제작 장비(카메라, 삼각대, 마이크 등), 편집 프로그램 및 컴퓨터 등이 구비되어 있어 프로젝트 진행 용이. 월령마을에 머무르는 청년들이 영상 제작 기초 교육 및 제작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초빙하여 프로젝트 진행. 카메라 작동법, 촬영 기술 교육, 편집까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월령마을 사람과 풍광을 담아내어 마을을 홍보하는 영상물 제작. 제주월령마을이 영화체험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진행 콘텐츠가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에 제주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체험마을로서의 적극적인 활용 방안을 제시할 수 있었음.


 




(3) 마을 주화 만들기 : 월령마을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 주화 제작. 제주 4·3사건의 피해자 무명천 할머니를 소재로 한 주화로 월령마을 방문 기념주화로 활용도를 고려하여 참여자의 재능 기부로 제작.


 



 


(4) 팟캐스트 :  ‘제주에서 한 달 살기’ 팟캐스트 녹음. 제주 워킹홀리데이 및 청년들의 월령마을생활 인터뷰, 제주워킹홀리데이 참여자들이 농어촌 일자리 체험 및 농촌생활을 공유하는 창구로 활용.


 


 



The author didnt add any Information to his profile yet

  • Published: 403 posts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