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신문> 제호를 바꾸려고 합니다(2)

3 years ago by in 개벽과 뉴스

제언

 

 

여러분의 생각을 묻습니다

 

임소현본지 편집인

 

 

* 이 글은 개벽신문 40호(2015년 2월호)에 게재됩니다.

 

 

새벽? 아니다그렇다?


개벽신문에 <제호를 찾아서>란 기사가 나가자 반응이 뜨거웠다. 필자가 알고 있는 분, 모르는 분들이 각자 귀한 의견을 주셨다. 

 

필자의 선배이자, 철학박사이고 이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 윤혜린 씨와 오랜만에 통화를 하였다. <개벽신문>에서 동학과 새로운 살림의 소식을 다루는 것이 기쁘다고, “네가 많은 역할을 하니 신통하다.”고 격려하며 개벽신문 제호에 대한 의견을 꺼냈다.  

 

“천지인이 깨어난다는 의미로 ‘새벽’ 혹은 ‘신새벽’은 어떨까?” 

그 이야기를 듣고 필자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다. 80년대 초, 군사독재의 서슬이 시퍼렀던 시절, 그 선배와 나는 <새벽>이란 지하서클을 만든 적이 있다. 그 때도 무척이나 ‘새벽’을 기다렸는데, 많은 세월이 흐르고 변화한 지금도 역시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들···! 웃음이 나오면서 동시에 씁쓸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탄에 빠진 사람들을 구원할 메시아와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기다리듯, 같은 마음으로 ‘새벽’을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개벽신문> 편집위원들 몇몇이 모인 자리에서도 제호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시인이며 ‘서소문 역사공원 바로세우기 천막 농성’의 지킴이인 이광호 씨는 앞으로 나올 제호가 마음을 울리는, 작지만 원초적인 것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하늘·땅·사람’, ‘내 마음 열리는 곳’을 제안했다. ‘하늘·땅·사람’은 천지인을 순우리말로 풀은 것이다. ‘내 마음 열리는 곳’은 ‘내 마음 열리는 곳에 세상 또한 열리고(我心開處世亦開)’란 의암 손병희 선생의 시에서 따온 것이다. 

고운 마음결을 지닌 시인의 심성과도 같은 제호들이었다. 하지만 ‘하늘·땅·사람’은 너무 흔하게 듣는 말이고, ‘내 마음 열리는 곳’은 너무 시적이라 <개벽신문>이 갖는 강력한 사회변혁 의미가 퇴색되지 않느냐‘란 지적이 나왔다.

 

아니다, 그렇다

 

한편에서 주의 깊게 듣고 있던 철학박사이자 한울연대 공동대표인 김용휘 씨가 ‘불연기연’을 들고 나왔다. 그걸 듣자마자 필자가 “너무 어려운 말인데···.”하며 한숨을 짓자, 박길수 주간이 “아니다 그렇다는 어때요?”하고 제안했다. 이어 “불연기연을 풀어쓴 말이고, 우리가 개벽신문의 주요 가치로 생각하는 ‘전환’의 의미, 변증법을 넘어서는 논리학 등을 모두 아우르고, 또 동학적 가치를 잘 표현한다는 점에서 괜찮을 듯해요.”라고 부연했다. 

 

필자가 “와, 대단한 말이네요. 불연기연을 어떻게 그런 순한글로 풀어썼어요? 대단하다.”하고 감탄했더니 김박사는 “김지하 시인이 많이 쓴 말이에요.”라고 한다. 

 

‘아니다그렇다’는 참 묘한 말이다. ‘불연기연’을 잘 설명하는 말이라서 호감은 가지만, 너무 추상적이고 어려운 말이다. 이 말을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 선뜻 의미 파악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 외에도 수운선생이 지은 ‘칼노래(劍歌)’에 나오는‘비껴서서’와 우금티를 풀어 쓴 ‘소너미’란 제호가 제안되었다.

 

우후청산? 동학마실? 새하늘새땅?

 

임우남 한울연대 상임대표는 ‘우후청산’을 제안했다. ‘우후청산’은 의암 손병희 선생의 시 구절 ‘雨後靑山’에서 따온 말이다. 비온 후 아름답고 맑은 산의 모습이 떠올라 좋지만, 요즈음 한자의 의미를 모르는 신세대가 많은 시대인 만큼 되도록 한자를 피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또 대구의 천도교 선도사 이연덕 씨는 ‘한울신문’을 제안했다. ‘한울’사상을 이어받고 펼치려는 의미는 좋지만, 너무 종교적 색채가 짙은 것이 단점일 수 있다. 또한 ‘한울연대’의 기관지 같은 인상도 있다. 

 

본지 편집위원이며 천도교 상주교구 경암 황숙 씨가 메일을 보내왔다. 

“평안하신지요? 무척 뜸했습니다. 꽃가게 이사와 확장을 하느라고 게으름 아닌 게으름을 피웠습니다. 대단히 송구합니다. 이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서  부랴부랴 책상머리에 앉아 독수리 타법을 치고 있습니다. 개벽신문 2015년 39호의 ‘개벽신문 제호’ 바꿈은 실로 많은 것을 생각게 하는 ‘의미심장’이 있습니다. 어쩌면 ‘용시용활’이며 ‘불연기연’일 수도 있고요. 다시 개벽하는 내 안쪽의 용트림일 수도 있겠습니다. 

 

남을 태우려면 남부터 타라고 하지 말고 나부터 탄다면 말이 필요 없이 옆에만 가도 불이 붙겠지요. 근본정신 계승 발전, 본래의 지향점, 사람을 담는 그릇, 살아있는 호흡, 생명줄 같이 생동감 있는 제호가 좋겠습니다. 이상에 치우치거나 너무 초현실적인 것도 거리감이 있으며 실제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도 뿌리내리기 어렵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하고 있는 것, 내재된 것을 자연히 드러낸다면 별반 무리가 없겠습니다. 

 

저 나름대로 제호를 제안합니다. 우선 <신인간>처럼 작은 책자 형식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소견을 말씀 올리면서(자세한 내용은 추후 말씀 올리겠습니다.) <개벽신문>의 제호 변경에 대한 제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학(東學), 동학마실(東學마실), 동학지(同學志), 신동학(新東學), 동학마을(東學마을). 이상입니다. 

 

천도교 수원교구 황보관 씨는 다음과 같은 제호들을 써서 우편으로 보내왔다. 

신천지인, 날마다 새로움, 새세상, 날마다 달라짐, 새하늘 새땅.

 

천도교중앙총부의 기관장이시며 개벽하는사람들과 개벽신문의 초창기부터의 멤버이신 주선원 님께서는 “개벽이라는 말이 어렵고, 예스럽고, ‘오염되었다’는 평가가 있어서 제호를 변경한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개벽은 동학이 핵심 가치를 담은 말일 뿐 아니라, 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가치이다. ‘개벽신문’이라는 제호는 그대로 두고, ‘표제어’로서의 간판의 제호를 별도로 내세우는 방식으로 ‘개벽’이라는 말을 고수했으면 한다. 지금도 등록 제호는 ‘개벽신문’이지만, 표제어는 ‘개벽’으로 쓰고 있지 않은가.”라는 제안을 해 주셨다. 

 

정성스럽게 편지를 보내신 분도 있다. 전 성신여대대학원장을 지내시고 일제시대에 ‘개벽’지를 구독한 적도 있는 올해 82세의 김선양 어른은 “파랑새”라는 제호를 제안하면서 그 이유를 조목조목 밝혀 주셨다. 

“첫째, 파랑새는 동학혁명의 얼과 함께하였다. 

둘째, 태극기가 국기라면 파랑새는 우리 민족의 국조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셋째, 제호에 땅 색깔보다 넓은 바다를 상징하는 파랑색을 까는 것이 좋다. 

넷째, 파랑새는 우리 민족의 영조(靈鳥)라는 의미도 있고 또한 남쪽에 실재했던 새의 이름이기도 하다(이 점은 계속 연구 필요) 

다섯째, 우리 민족의 얼을 한데 묶는 데 ‘파랑새’는 대표될 수 있다. 여섯째, 이상은 높이 세우고 언제나 이 이상 실현에 한 걸음씩 다가서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여 파랑새를 추천한다.”

 

해외에 거주하시는 김용규 님은 주선원 님과 비슷한, “개벽이라는 표현이 좀 올드한 느낌이 있기는 하나, 개벽이 천도교의 핵심 사상이라고 할 때 이를 그냥 버리기는 좀 그러네요. 어차피 개벽신문이 일간지가 아니니 그냥 ‘월간 개벽’ 이라고 하면 어떨까 싶군요.”라는 의견을 보내 주셨다. 

 

꿈결에 얻은 제호, 카이문(開聞)?

 

많은 분들이 귀한 의견들을 주셨다. 하지만 필자는 점점 더 제호를 찾는 일이 미궁에 빠지는 듯 혼란스러웠다. 급기야 꿈을 꾸고 제호를 찾았다. 꿈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제호만은 선명하게 기억난다. 

‘카이문!’ ‘카이’는 ‘개(開)’의 중국어와 일어의 발음이면서 한국 발음과도 유사한 것이고 ‘문’ 역시 ‘門 또는 聞’의 한·중·일 발음이다. <개벽신문>을 줄인 말을 상징할 수도 있다. 또 굉장히 글로벌한 제목인 것 같다. 인터넷 개벽신문이 생긴다면 이 ‘카이문’을 꼭 쓰고 싶다.^^ (다음호에 계속)

 

 

 

개벽신문의 제호를 바꾸려고 합니다 (1) http://popolo21.tistory.com/50

 

개벽신문 창간사 http://popolo21.tistory.co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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