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배우는 스페인 사람들

3 years ago by in 개벽과 뉴스

*개벽신문 39호(2015년 1월호)


윤영숙(본지기자, 스페인 거주)

 

한글학교 여름 체육대회


바르셀로나 시내에는 한인들의 노력으로 한글학교가 십여년째 운영되고 있다. 학교는 한인 자녀들이나,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로 구성된 한인 반, 그리고 한국에 관심이 있는 스페인 성인들로 구성된 외국인 반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곳에서 한글을 배우는 스페인 학생들은 대부분 한인들과는 전혀 연고가 없으면서도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 때문에 한국학교에 나와 한글과 문화를 배우고 있는 것이다.

 

그중 여러 명은 한국에 여행을 다녀왔고, 아직 다녀오지 않은 이들은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그 중 한국에 많은 관심을 표하는 스페인 학생 두 명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한국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토요일 오후 바르셀로나의 한 카페에 앉은 두 사람 호세 (회사원 39세)와 엘리자베스 (회사원 24세) 는 시종일관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한국을 알게 된 동기, 한국을 방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국은 흥미롭고 아름다운 나라

 

 

호세와 엘리자베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호세는 사진과 영화를 통해 한국을 처음 접했다고 한다.  “한국 영화에는 스페인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영상과 전문가적인 디테일이 있어요.”라고 한국 영화를 극찬한다. 그 중에서도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좋아해서 김기덕 감독의 모든 작품들을 보았다고 한다. 그렇게 영화를 통해서 한국을 접하던 호세는 2011년 8월 자신의 첫 해외여행을 한국으로 떠났었다. 한국어도 한마디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한국을 접하겠다는 마음만으로 배낭과 카메라 하나 들고서 떠났던 한국 여행. 그곳에서 그는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에 반해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한글학교에 등록하여 한글을 배우고 있다.

 

엘리자베스의 경우는 호세와는 다르게 2012년에 헬싱키에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그곳에서 만난 한국 학생들을 통해서 한국을 알게 되었다. 그 후 바르셀로나로 돌아와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고, 지난 여름에는 세계 자원봉사 협회를 통해 부산에 자원봉사 활동을 하러 갔다.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 ‘부산에 있는 노인들이 사는 곳’에서 한국 학생들과 섞여서 건물에 페인트 칠을 해주고, 주변 환경미화를 해주는 일을 했다. 외국 젊은이들이 자원봉사를 온 것이 고마워서 음료와 과일 등을 내주며 대화를 나누고자 하던 어르신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다시 한번 한국으로 자원봉사를 하러 갈 생각이다. 그때는 가장 어려운 존댓말도 제대로 배워서 한국어로 어르신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볼 생각이다. 

 

 

외국인은 무조건 미국인으로 생각하는 사고가 아쉬워..

 

 

한글학교 여름체육대회에 참가중인 호세

 

계속되는 한국에 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혹시나 어려웠던 점이나 불만이 있는가를 물었다. 그들은 고개를 저으며 특별히 불만이나 어려웠던 점은 없었다고 한다. 굳이 꼽자면 매운 음식 먹는 것과 자신들을 무조건 미국인으로 보는 한국인들의 태도라고 이야기한다. 

 

“여름에 한국에서 ‘치맥’ 이라는 것을 먹었는데, 치킨 중에 매운 치킨이 있었어요. 너무 매워서 먹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그래도 너무 맵지만 않으면 한국음식 잘 먹어요.” 

 

음식에 관한 문제는 그 나라에 대해서 알게 되고, 좀더 지식이 늘게 되면 음식에 대한 지식도 늘어서 매운 것이나 자신들이 싫어하는 음식을 피하는 여유도 생기게 될 것이기에 특별한 불만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을 보면 다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도 미국인으로 생각하고 무조건 영어를 하더라고요.”라는 이야기는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필자도 한국에 다니러 가면 길거리를 지나는 외국인들에게 무조건 영어로 말을 걸고, 미국사람 이냐고 묻는 경우를 간혹 보고는 한다.  미국 사람이 아닌 경우 타국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상당히 커다란 실례이고 모욕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외국의 거리를 지나는데 그 나라 사람들이 중국어나 일본어로 말을 걸어온다면 느낄 당혹감이나 불편함을 한번 생각해 본다면, 한국인들에 의해 미국사람이라고 결정지어진 그들의 당혹감도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은 미국인이라는 잘못된 공식은 우리 안에서 고쳐져야 할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세월호와 땅콩 회항 같은 문제는 안타까워..

 

 

한국이 좋고 한국을 많이 알고 싶기는 하지만 때때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기는 하다. 세월호 사건과 땅콩 회항 같은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지난 여름 한국에서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너무도 안타까우면서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사고는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지만 그 많은 인명들이 구조되지 못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를 않았다고 한다. “스페인에서도 배가 침몰되는 경우가 있었죠. 하지만 사람이 죽지는 않았어요. 스페인 정부는 그런 경우 어떻게 해서든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동원해요.” 

 

이번에 있었던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문제도 잠시 언급이 되었다.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들의 말처럼 유럽에서는 해가 불가능한 사건이다. 직급의 높낮이와 상관없이 사람은 평등하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믿는 유럽 사회에서는 대한항공 조현아 전부사장의 월권이 일어난 것 자체가 코미디와 같은 일 이라고 이야기들을 한다.

 

 

그래도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나라

 

 

모든 사람들이 한국에 관해서 장점만 봐주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상식 이하의 단점들이 부각되면 민망하기도 하고 그들이 한국에 대한 생각을 달리할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의 단면만 보고 판단하지 않기에 여전히 매력적인 나라이고 더 알고 싶은 나라 라고 이야기한다.  한국은 흥미로운 문화와 아름다운 풍경, 특히 제주도 같은 절경을 담고 있는 나라, 그리고 사람들이 정을 나누며 사는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곳이다. 그래서 그들은 경비를 모으고, 한국어를 배우며 다시 한국을 방문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몇 년 안에 한국에 다시 갈 거예요. 그때까지 열심히 한글을 공부해야죠.  존댓말과 동사를 사용하는 것이 어렵지만 열심히 배우려고 해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좀더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한국사람들과 부대끼며 정을 나누는 그런 한국 여행이 되기를 바라고, 조만간 맵지 않은 한국 음식을 만들어 집으로 초대하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들과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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