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 3.1절 기념식(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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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교 중앙총부는 3.1절 95주년을 맞아 서울 천도교중앙대교당을 비롯한 전국 주요 교구에서 3.1절 기념식을 가졌다. 서울에서의 기념식은 박남수 교령인 3.1절 기념사를 발표한 데 이어, 북측 류미영 위원장이 보내온 기념축사를 낭독하였으며, 한광옥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축사를 하였다. 

기념식 후에는 3.1운동 100주년을 범국민적으로 준비하자는 제안서를 발표하였으며, 기념강연으로 서중석(성균관대 교수)의 “3.1정신과 미래비전”이라는 기념강연이 진행되었다.

이어 참석자들은 풍물패의 선도로 삼일대로와 인사로를 거쳐 탑골공원까지 행진하여 의암 손병희 선생 동상 참례식을 봉행하였다.

 

이날 발표된 천도교의 3.1절 기념사는 다음과 같다.

 

3·1절 제95주년

 

기 념 사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우리나라가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독립국임과 우리 민족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자주민임을 선언하며 만세시위를 전개한 3·1운동 제95주년입니다. 전국의 천도교인, 그리고 북녘의 동덕들, 온 나라의 동포들, 나아가 전 세계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들과 함께 뜻 깊은 오늘을 기념하며, 다시 마음을 새롭게 하여 그 정신을 되새기고 계승을 다짐코자 합니다.

 

강압과 불법적 획책이 난무한 가운데 일제의 강압 통치가 시작된 이래, 천도교단은 의암성사의 영도 아래 자주 독립국가의 완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갔습니다. 그리하여, 결정적인 순간에 기독교와 불교계, 학생, 일반 시민까지 온 민족을 일원화하여 궐기에 나섬으로써 새 역사의 장을 열었습니다. 3·1운동은 제국주의 일본을 물리치고자 하는 저항운동을 넘어 중세적 왕토신민 관념을 넘어선 한민족의 정체성을 재구축하는 반본(返本)운동이었으며, 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낳은 건국 운동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침략과 약탈적 식민주의로 지탱코자 하던 제국주의적 세계 흐름에 일대 균열을 일으키며, 평화와 공존, 신문명과 신천신지신인(新天 新地 新人)의 비전을 제시하는 개벽운동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약탈적 제국주의가 신자유주의의 이름으로 오늘의 세계를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서, 3·1정신은 오늘도 여전히 생생(生生)하며 우리 민족의 강령(綱領)이 되고 인류 미래의 지표(指標)가 되는 것입니다.

 

천도교인 여러분! 95주년 3·1절을 맞이하는 오늘의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참으로 엄중합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제국주의의 망령을 떨쳐 버리지 못한 일본의 가련한 행태는 다시금 과거 회귀의 길로 접어들었고, 오늘도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함성은 애절한 메아리로 떠돌고 있습니다. 안으로는 민족자존을 훼손하고 독립건국의 역사를 폄훼하는 몰지각한 역사 인식이 준동하며, 나아가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 강국의 호시탐탐은 100년 전 약육강식의 제국주의적 형태와 그 본질에서 조금도 개선됨이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민족 강압 통치보다 더 큰 고통으로 점철된 동족상쟁과 분단 70년의 역사가 아직도 계속되는 것은 우리의 시련이 끝나지 않았음을 뼛속 깊이 사무치게 합니다.

그러나 유사 이래 인류가 영성과 문명의 도약을 이루고자 할 때마다, 인류의 고난을 한 몸에 짊어진 민족이 있어 스스로의 과업을 해원하는 것으로써 전 지구적 도약을 성취한 것이 만고 유전의 역사라는 점에서, 오늘 우리 민족이 수행할 자주민주의 통일국가, 상생상화의 평화국가 건설 과업은 우리 민족의 소원을 이루는 일만이 아니요, 인류의 역사를 한 차원 고양시킬 대역사가 될 것임을 예감할 수 있습니다. 과연 오늘 이 시대는 정치와 사회는 물론이고 하늘과 땅마저도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각자위심, 불순천리 불고천명의 시대이며, 동학 천도의 진리와 영성을 더불어 요청하고 있음을 나날이 처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3·1운동의 참뜻을 온전히 실현하는 과제를 받아 안고 우리는 앞으로의 몇 년을 의암성사의 영도로 3·1운동을 준비하던 그 시절 천도교인들의 정신과 자세로, 3·1운동 100주년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첫째,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포덕160(2019)년은 우리나라가 3·1정신으로 통일 조국의 정체성을 회복함으로써, 평화와 생명 존중의 새로운 세계 경영 비전을 온 세계에 제시하는 이상적인 인내천 국가로 거듭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3·1정신을 재조명하고, 분열과 갈등의 지난 역사를 참회하며, 민족 상생의 새로운 비전을 찾아 나가는 일을 바로 오늘부터 전개할 것입니다. 이는 의암성사가 그러했듯이 한 교단의 차원이 아니라 전 민족의 차원에서, 배타적 자아 중심주의가 아니라 대승적 평화주의의 관점에서, 일국적 시각이 아니라 동아시아 평화, 나아가 전 지구 차원에서 인류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오늘 먼저 100주년 기념사업을 위한 연차 계획을 발표하고, 전 민족적 국가적 차원에서 조직이 구성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둘째, 3·1운동은 이 세상이 약육강식과 적자생존, 무한경쟁과 물질탐욕의 논리가 아니라 유무상자(有無相資)와 인오동포 물오동포(人吾同胞 物吾同胞) 정신을 바탕으로, 경국제세(經國濟世)의 참 뜻을 구현코자 하는 한민족 집단지성의 발로였습니다. 오늘의 세계가 인류 역사상 최상의 물질적 성취를 이루었으나 그 결실로 최악의 불행에 처한 모순의 해결책은 바로 이러한 3·1정신에 있음을 낱낱이 알리는 것이 바로 오늘의 3·1운동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후천개벽의 미래 세계상을 제시해야 할 우리 민족, 특히 천도교단이 사명을 다하는 길임을 다시금 직시합시다.

 

셋째, 95년 전에는 순도 순교적 차원에서 종교계가 앞장섰다면, 오늘 이 시대에는 영성적 차원의 비전이 요구되는 점에서 종교계의 대 연합 정신은 여전히 유효한 출발점입니다. 종교간 갈등을 넘어 연대하고 소통하였던 위대한 역사적 경험을 온전히 계승하는 것이 기념사업의 제1 원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천도교단 역시 교단 위주가 아니라 국가적 민족적 차원에서 그리고 범종교적, 범시민적 참여하에 성황리에 기념사업이 준비되고 진행되도록 마음과 뜻을 하나로 모아 나갈 것입니다.

 

넷째, 이러한 일들을 책임 있게, 그리고 성과 있게 진행하기 위하여 (가칭)3·1운동 기념재단과 (가칭)3.1운동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여, 3·1운동의 전국적 지평을 온전히 계승하고, 나아가 세계 약소민족 국가의 독립운동, 자주민권 운동을 기념하고 연대하며, 인류의 지혜를 모아 후천 신세계를 준비하는 세계적 전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3·1운동의 정신적 유형적 자산은 우리 민족만의 것이 아니라 전 인류, 전 세계 공유의 역사 문화적 지혜의 유산으로 널리 현창되고 길이 보존되어 무궁한 귀감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3·1운동과 관련된 유물과 유적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사업을 이미 시작하였으며, 앞으로 더욱 체계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다섯째, 오늘 3·1정신 계승의 출발점은 현하 민족 최우선의 과제인 분단 극복에 있으며, 통일의 선행적 의미는 잃어버린 민족 심성, 평화 애호와 상부상조의 정신을 회복하는 일임을 새삼 확인합니다. 그러므로 3·1운동 100주년 준비는 남과 북이 함께할 때에만 비로소 유효하고 의미 있는 것이며, 전 세계 양심 있는 시민들의 지지를 획득할 것임을 선언합니다. 오늘 남과 북의 통일은 분단 이전으로의 과거 회귀로써는 결코 그 해답을 찾을 수 없으며, 새로운 한민족 시대 개창이라는 미래적 과업임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것이 제국주의의 허물을 탓하고 침략 만행을 단죄하기에 앞서, 우리 민족의 지혜를 세계인에게 공여하는 것이 조선인 자주 독립의 대의임을 공언했던 3·1정신의 본질임을 재사 심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오늘 우리는 “3·1 독립선언서에 숨겨진 미래비전을 주제로 한 대 강연에서, 우리 선열들께서 독립선언서에 밝혀 놓은 새 하늘 새 땅에 사람과 만물이 또한 새로워지는 후천개벽 세상의 전망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3·1 독립선언서의 근본적 시대정신은 바로 천도교의 정신이며, 그것은 투쟁과 배타가 아닌 상생과 생명 평화의 세계 건설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녘의 천도교인과 동포 여러분! 동학혁명 120주년의 해이기도 한 올해, 이와 더불어 다시 3·1운동 100주년을 함께 준비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역사적 사명의 시계가 그만큼 촉각을 다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루에 한 송이 꽃을 피우면 삼백 예순 날에 온 세상에 봄이 오듯이, 남과 북의 천도교인들이 일동일정에 한울님 스승님의 가르침을 생각하고 민족적 대의에 충실한 천도교 역사의 전통을 계승한다면, 이러한 과업을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전 세계 양심적 시민들께 고합니다. 오늘 우리는 남과 북, 해외의 천도교인들과 더불어 3·1절 기념식을 봉행하며, 천도교인들이 다시금 민족 통일의 밑거름이 되기를 다짐합니다. 좋은 날 좋은 자리에서 함께 연대하여, 95년 전 그날처럼, 온 민족이 하나 되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대 장정을 시작합시다.

 

천도교인 여러분! 천도교는 창도 이래로 보국과 안민, 포덕광제의 대의 속으로 스스로를 해방시킬 때 비로소 세상 사람들의 지지와 성원이 함께했음을 새삼스레 재확인합니다. 민족의 역사, 인류적 과업이 다시 동학 천도교의 진리적 행동을 요청합니다. 착수가 곧 성공이라 한 선열들의 예언을 성취하는 길에 서서 간절히 기도하며 엄중히 맹세하는 오늘입니다. 우리의 삶이 무궁한 한울 속에서 무궁히 확장되는 길도 바로 그곳에 있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믿음에 따라 정성을 다하는 길의 끝에 자아완성도 성취될 것이니, 기쁘게 노래하며 춘삼월 호시절을 맞이합시다.

 

포덕 155(2014)31

 

교령 박 남 수 心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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